안녕하세요. 이 번에는 마지막으로 유지비를 다루려고 합니다. 유지비에 대한 구매편에서 잠깐 언급을 한 적이 있는데, 소득, 물가 대비 일본의 기름값의 체감 가격은 한국의 절반 정도 밖에 안미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일본에서 마이카를 유지하는 것은 매력이 있지만, 대다수의 경우 전체 차유지비에서 기름값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도 채 미치지 못합니다. 여기서는 그 나머지 80%의 비용을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다루어 볼까 합니다. 차 유지비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자동차 감가상각비 (차의 가치가 얼마나 떨어지나) 2. 주차비 3. 보험료 (1년단위) 4. 자동차세 (1년단위) 5. 중량세 (2년에 한 번 차검시) 6. 自賠責保険料 (2년에 한 번 차검시) 7. 차검대리비용 (2년에 한 번 차검시) 8. 고속도로비 9. 연료비용 10. 세차비용 11. 수리비용 (엔진오일, 밧데리, 필터, 램프, 타이어, 와이퍼, … 교환비용 및 고장시 발생하는 제 비용) 12. 악세사리 및 차용품 구입 비용 (카나비, ETC, 체인, 스노우타이어, …) 13. 교통범칙금 나열해 보니 너무 많아서 당장 차를 폐차시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네요. 컴팩트카를 소유한 검소한 A씨를 예로 들어서 매달 발생하는 유지비를 계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차가 비쌀수록, 외국차 일수록, 인기 없는 차일수록, 매달 발생하는 감가상각비는 높아지기 마련인데, A씨는 출고된지 5년이상 지난 저렴한 중고차를 구입한 관계로 대충 1만엔 정도라고 가정하겠습니다. 2. A씨는 매달 주차비로 1만엔을 내고 있습니다. 3. 보험료는 자차보험을 넣지 않아서 금년에 36,000엔을 냈습니다. 4. 배기량이 1500cc인 관계로 매년 34,500엔의 자동차세를 내고 있습니다. 5. 차의 중량이 1.0t~1.5t인 관계로 2년에 한 번 차검 때마다 37,600엔의 중량세를 내고 있습니다. 6. 경차가 아닌 관계로 2년에 한 번 차검 때마다 30,830엔의 自賠責保険料를 내고 있습니다. 7. 2년에 한 번 차검 때마다 차검대리비용으로 2만엔 정도를 지출하고 있습니다. 8. 고속도로를 별로 타지 않는 관계로 1년에 24,000엔 정도를 고속도로비용으로 지출하고 있습니다. 9. 한 달에 평균 700 km 정도를 운행하여 연료비로 1만엔 정도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10. 세차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400엔을 내고 기계세차를 하고 있습니다. 11. 엔진오일/타이어 등의 소모품 교환비용으로 1년에 4만엔 정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12. 악세사리 및 카나비 등 차량 관련 용품 구입으로 1년에 3만엔 정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13. 교통범칙금은 낸 적 없습니다. 위의 가정 하에 매달 발생하는 차유지비를 계산하면, 10,000 + 10,000 + (36,000 / 12) + (34,500 / 12) + (37,600 / 24) + (30,830 / 24) + (20,000 / 24) + (24,000 / 12) + 10,000 + 400 + (40,000 / 12) + (30,000 / 12) 47,792엔이라는 비용이 나옵니다. A씨와 동일한 차량은 렌트하는 경우, 하루 7,000엔 정도라고 가정했을 때 5일동안 렌트할 수 있는 비용이 됩니다. (47,792엔에서 연료비 및 고속도로비 비용인 12,000엔을 제외) 사실 위의 가정은 유지비가 적게 드는 편에 해당하며, 감가상각이 심한 새차의 경우, 배기량 높고 연비 안좋은 차량의 경우, 잔고장이 많고 수리비가 비싼 외국차의 경우에는 매달 발생하는 총 유지비로 10만엔 이상도 우습게 나옵니다. 다들 동감하시겠지만, 샐러리맨에게 47,792엔도 적지 않은 비용입니다. 이 비용을 家賃에 투자한다고 가정했을 때 현재 사는 곳보다 2배는 넓은 집에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으며, 매달 한 번씩 부부가 2박3일 온천여행을 할 수 있을 정도의 큰 비용입니다. 이제 경제성 때문에 일본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경차의 경우 위와 동일한 조건에서 어느 정도의 유지비가 나올 지 계산해 보겠습니다. 1. 대충 1만엔 정도라고 가정하겠습니다. 2. 경차라고 주차비가 싸지지는 않으므로 1만엔 그대로 입니다 3. 보험도 동일한 금액인 36,000엔으로 가정하겠습니다. 4. 경차의 자동차세는 7,200엔입니다. 5. 경차의 2년간 중량세는 8,800엔입니다. 6. 경차의 2년간 自賠責保険料는 24,880엔입니다. 7. 경차라도 차검대리비용이 저렴하지 않으므로 동일하게 2만엔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8. 경차라고 연비가 매우 뛰어난 것은 아니므로 연료비용도 동일한게 1만엔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9. 세차 비용도 동일한 400엔으로 가정합니다. 10. 경차의 경우 엔진오일도 조금 들어가고 크기가 작은 저렴한 타이어를 사용하므로 소모품 교환비용으로 보통 차의 절반인 2만엔 정도로 가정하겠습니다. 11. 악세사리 용품의 가격도 동일하게 3만엔 정도 가정하겠습니다. 12. 교통범칙금은 낸 적 없습니다. 위의 가정 하에 매달 발생하는 차유지비를 계산하면, 10,000 + 10,000 + (36,000 / 12) + (7,200 / 12) + (8,800 / 24) + (24,880 / 24) + (20,000 / 24) + (24,000 / 12) + 10,000 + 400 + (20,000 / 12) + (30,000 / 12) 42,403엔이라는 비용이 나옵니다. 결국 컴팩트카와 비교해서 경차의 유지비가 매달 5,000엔 가량 저렴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피트, 비츠, 데미오 같은 일본의 컴팩트카의 경제성이 훌륭해서 이 정도의 차이밖에 안나지만, 2000cc이상되는 차와 경차의 유지비를 비교하면 많은 차이가 나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포인트 하나는, 경차임에도 불구하고 매달 4만엔 이상의 부담스러운 유지비가 나온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일본에서 차량을 구입할 때 가장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떤 차를 구입할까 보다는, 차량 유지비로 매달 지출가능한 금액은 어느 정도인 지, 차를 어떤 용도로 사용할 지, 지출한 비용 만큼의 "가치"를 자가용을 통해 얻을 수 있을 지, 라고 생각합니다. 후자의 고민이 정리되면 구입할 차에 대한 윤곽도 자연적으로 잡히기 마련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가치"는 금전적인 가치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정신적인 가치에 가깝습니다. 차가 있다면 내 소중한 가족들의 삶의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을 것이며, 이것은 매달 발생하는 유지비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다 라고 생각한다면, 차량 구입을 신중하게 검토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렇게 신중하게 구입할 수록 후회를 줄일 수 있지만, 저도 그랬고,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고민하지 않고 차량을 구입하는 게 현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물건들이, 구입한 이후에 환불이 되기도 하고, 안쓰면 그냥 창고에 쌓아 놓아도 되고, 정 불필요하면 중고로 팔 수도 있는데, 차라는 물건은 환불도 쉽지 않고, 안타더라도 적지 않은 유지비가 발생하며, 감가상각이 심해서 구입한 지 2~3년 지나면 차량의 가치가 자신이 구입할 당시 가격의 반토막이 되버리기 때문에, 보다 윤택한 생활을 위해 구입한 차가 자신을 굉장히 옥죌 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작은 차, 후진 차, 몰고 다니면 사람이 작아 보이고, 무시 당하는 경우가 많지만, 다들 아시겠지만 일본은 훨씬 덜합니다. 물론 차를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는 한심한 인간들이 일본에도 많이 있지만 한국처럼 많지 않으므로, 차가 꼭 필요하고 형편이 넉넉치 않은 분들의 경우에는 경차나 좀 낡은 차를 알아보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라 생각됩니다. 이것으로 자동차 유지에 관련된 글들을 마치려고 합니다. 글을 쓰면서 줄곧 느낀 것이지만, 조회수를 확인해 보면 구입편은 압도적으로 높고 다른 글들은 상대적으로 훨씬 적습니다. 글 전체의 짜임새를 위해서 조사작업도 없이 그 동안의 경험을 대충 조합해서 구입편을 썼을 뿐인데, 많은 분들이 조회를 해 주셨고, 제가 정말 이야기 하고 싶었던 차검/정비/연비에 관련된 내용은, 가진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많은 조사를 하면서 작성했지만, 그다지 반응이 신통치 않더군요. 어떻게 차를 구입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저는 그것보다 어떻게 유지관리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많은 분들의 초점이 차의 구입에만 맞춰서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제가 가진 차는 일본에서 구입한 2번째 차 인데, 처음 차를 구입할 때는 한국에서 식구들이 놀러온다는 말에 서둘러서 구입을 했고, 지금 차는 조금은 다른 동기지만 어떤 용도로 쓸 지, 유지비는 어느 정도 발생할 지, 등등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지 못하고 구입한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후회될 때가 무척 많습니다. 반면에 충분히 조사하지는 못했지만, 운이 좋게 중고차 치고는 2년 넘게 잔고장도 없고 배기량에 비해 연비도 좋은 편이고 괜찮은 사운드시스템을 갖춘 차를 구입해서 다행이기는 합니다. 제 글을 보시면서 느끼셨겠지만, 제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다들 차를 사서 일본에서 즐겁자 살자" 가 아니며, "정 차가 필요하면 신중하게 구입을 검토하되 충분히 조사하고 생각할 시간을 갖자" 라는 것이며, "일단 구입한 이후에는 경제적으로 유지하자" 라는 것입니다. 차를 구입해서 가족과 자신의 삶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도 훌륭한 선택일 수 있지만, 차를 구입하는 대신에 차에 들어갈 비용을 가지고 저축/투자를 해서 미래를 준비하거나, 자기 계발에 투자하거나, 문화생활에 투자하거나 하는 것도 훌륭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글을 마치려고 하고요, 마지막으로 제가 도움 받은 사이트를 몇 개 나열해 볼까 합니다. http://www.team-mho.com/c-engine.htm http://wwwv.suppa.jp/CarMaintenance/index.html http://ilovecar.web.infoseek.co.jp/ijihi_always.html 이야기를 정리하기 전에, 안개등에 대한 얘기를 잠깐하고 싶은데, 한국분들 중에는 별로 안계시리라 생각드는데, 습관적으로 안개등을 켜고 다니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제발 비가 오거나 안개가 낀 날 외에는 사용을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안개등은 빛이 퍼지는 성격이 있어서 전조등 보다도 더 눈부시게 느껴질 때도 있거든요. 특히 불법으로 HID로 개조한 안개등 및 ALPHARD, ELGRAND의 안개등은 너무 눈부셔서 어떨 때는 마치 손오공이 태양권 쓰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특히 전조등과 안개등이 위아래로 뿜어내는 불빛이 멋있다고 착각하는 인간들도 꽤 있더군요. 이 글 읽는 분들 중에는 이런 분들 없기를 바랍니다. 정비편에서 쓰려다가 잊은 게 하나 있는데, 딜러에는 일반에는 공개되지 않고 정비사들이 보는 각 차종의 상세 메뉴얼이 있습니다. 공개되지 않는다고 해서 극비문서는 아니고요, 요청을 하면 작은 분량은 무료로 복사해서 줍니다. 저의 경우, 안개등의 램프를 교환하기 위해 앞 범퍼를 떼어낸 적이 있는데, 딜러에 메뉴얼 중 범퍼를 떼어내는 부분에 대한 복사를 요청했고 ( ***車種のバンパー取り外しマニュアルのコピーいただけますか), 20여분 기다리니까 그 부분에 대한 복사본을 주더군요. 그 복사본에 따라 범퍼를 떼어내고 안개등을 무사히 교환했습니다. (물론 범퍼를 떼어내지 않고 안개등을 교환할 수 있는 방법도 있었지만, 좀 특별한 공구를 구입해야 했기에, 공부도 할 겸, 절약도 할 겸 범퍼를 떼어내게 되었습니다) ※ 참고로, 안개등을 평소에 사용하지 않더라도, 안개등이 장착된 차량은 차검시에 안개등이 제대로 점등 되는지 검사관이 체크합니다. 그러므로 특히 유저차검 받으시려면 안개등도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댓글로 격려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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