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올해부터 일본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같은 반 녀석들이랑 많이 친해진 것이 상당히 보기 좋다. 집에 와서도 자기 반의 누구와 친하고 누가 무엇을 하고 누구와 놀았고, 그런 이야기를 해 주기 때문이다.

그런 아이가 50여일을 자기 반 아이들과 떨어져 있었으니 많이 보고 싶었으리라. 그리고 어제는 그런 아이들의 학예회가 유치원에서 열렸다. 딸아이가 집에 오면 어떤 춤을 추는지 한번 해보라고 시켰는데 여자 아이들이 하기로 한 魔女の宅急便의 키키 옷을 입고 전원이 춤추는 것이었는데 아이의 움직임에서는 전혀 그것과는 동떨어진 느낌이 들어서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던 것이 사실이다.
그 의문은 어제의 학예회를 보면서 풀렸다. 같은 반 아이들이라도 반에 따라서 남자,여자 아이들이 섞여서 하는 것과 우리 딸아이 반처럼 남자 아이 따로 하나의 공연을, 여자 아이들만의 공연 하나가 있었다.
우리 딸이 집에 와서 보여주었던 춤은 남자 아이들이 하는 공연의 춤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이상할 수밖에.
실제로 한국에서 돌아와서 2주정도밖에 연습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한템포씩 늦는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무난하게 잘 소화해 낸 것 같다.
제일 처음에 다른 반 아이들과 같이 나와서 노래를 두곡 부를때는 그렇게 열심히 부를 수가 없었다.
다른 학부모님에게 물어보니 오늘의 학예회의 자리를 맡으려고 새벽 일찍부터 줄을 섰단다. 그래도 앞의 두줄은 해당 반의 부모들이 번갈아서 앉을 수 있도록 해 주어서 아이의 공연때에는 맨 앞에서 비디오를 찍을 수 있었다.
운동회는 올해 참가를 못했지만, 운동회때는 전날 저녁부터 부모님이 줄을 서고 있었단다. 아무튼 내년에는 그렇게 해야 하니 힘들 것 같지만, 기뻐하는 아이를 보면서 그래도 그런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이 되어진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