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에 지금 살고있는 도영주택의 자치회의를 처음 참가하게 되었다. 워낙 일요일이 휴일과 겹치는 바람에 대체휴일로 쉬게 된 날이었다. 그전에 집에 회의를 한다는 내용의 편지가 편지함에 들어있었고, 날짜만 확인하고 그냥 참가하면 되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런게 아니었나 보다.

실제로 10시 30분에 회의가 시작이라 그 시간에 맞추어서 집회실에 갔더니 내 이름에 결석이라고 빨간 볼펜으로 적혀 있는게 아닌가? 아이고 깜짝이야.

아무튼 이름을 말하고 나니 맥주 캔 하나랑 여러 과자등이 든 비닐봉투를 하나씩 준다. 월 자치회비가 1000엔인데 이렇게 받아도 되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회의는 일년에 4번 한다고 한다. 작년 11월에 이사를 와서 한번도 참가할 기회가 없다가 새해를 맞아 임원진의 선출/유임을 결정하고 작년도 결산과 올해 예산안을 결의하는 내용으로 전개되었다. 마지막에는 서로간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해결책을 찾는 시간으로 12시까지 이어졌다.

지금 살고 있는 도영주택의 가구수가 45세대로 참가가 25세대, 위임장을 제출한 것이 13세대였다.

역시 고령화가 이곳에도 와서 45세대중 70세를 넘는 가구가 15가구가 되고 개호를 받고 있는 곳도 7군데나 되었다.

12시에 끝나서 집에 돌아올려고 하니 시간되는 사람은 남아서 친목회를 한다고 한다. 자치회 회장님이야 이사왔을때 보고 그동안에도 틈틈이 이것저것 가르쳐주시느라 봐서 친근감이 있었고, 부회장님도 이사왔을때 인사를 드려서 알고 다른 사람들은 거의 처음보는 얼굴도 많았다. 친목회는 그다지 많은 사람이 남지는 않았지만, 총무님도 계시고 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회장님도 총무님도 아리랑을 부르실 정도셨으니까....

아무튼 3시까지 술을 겸해서 이야기에 꽃을 피우고는 집에와서 내리 잤다.

그제가 5월달에 신청한 도영주택 추첨일이었다. 어제 근무하고 있는데 아내로부터 전화가 와서 흥분된 목소리로 인터넷에서 확인했는데, 되었단다. 너무나 기쁜 마음에 아무 소리도 안 났다.
작년 11월에 처음으로 도영주택을 신청하고 경쟁률이 14대 1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떨어졌다. 처음으로 신청하는 것이기도 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해보자고 해서 가족대상으로 하는 것은 5월과 11밖에 없는 관계로 이번에도 5월에 신청을 했었다.
신청을 하면 나중에 엽서가 날라온다. 자신이 신청한 집의 번호와 신청접수번호가 같이 적혀져 있는 것이 오는데 43번이었다. 최소한 한집에 43명 이상이 신청을 한 것이다. 어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니 53대 1이었다. 그런데 그것에 당첨이 되다니. 복권이 맞은 것이다.
물론 일반 도영주택을 신청한 것은 아니고 젊은 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10년만 살수 있는 것을 신청했다. 10년만 살아도 그게 어디인가. 지금 내고 있는 월세가 10년간 반 이상으로 줄어드는데.
도영주택은 수입이 올라가면 거기에 따라서 연 2%정도 월세가 올라가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금 살고 있는 공단주택에 비해서 반 이상이 깍이게 되니 내년에 아이가 하나 더 태어나는 우리 집 입장에서는 잘 된 일이다.
당첨이 되었다고 금방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심사가 다시 있고, 주택 설명회등도 있고 해서 정식으로 들어가는 것은 5개월에서 1년이내이다. 지금부터 심사등을 하니 빨라야 내년초에나 들어갈 수 있다. 다시 이사를 가야 하는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지만, 지금과 비슷한 크기의 집으로 싸게 가는만큼 기쁘다. 장소도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지하철로 두 정거장. 토시마엔 앞이다. 역에서도 걸어서 5분에서 7분정도 걸릴려나? 실제로 어떤 곳인지 내일 아내와 같이 가보기로 했다.
올해는 여러가지로 행운이 우리 가족에게 오는 것 같다. 둘째 아이도 생겼고, 도영주택도 당첨이 되고, 여름에는 아버지,어머니가 처음으로 일본에 오시고 등등..........
모든 일이 첫 아이가 생기고 잘 풀리는 느낌이 든다. 첫 아이가 복동이인것 같다. 이쁘게 자라는 우리 아이와 둘째아이때문에 입덧이 심한 아내를 보면서 오늘도 아침 일을 하고 있으니, 나만 못된 남편이고 아빠인 것 같다. 어제도 늦게 들어가서 아이의 자는 얼굴만 볼 수 있었고 오늘도 아침 일찍 출근하는 관계로 아이의 자는 모습만 보았다.
이제 슬슬 퇴근할 시간이 되었으니 일찍 들어가면 아이의 웃는 얼굴을 볼 수 있겠다. 내일은 쉬는 날이기도 하니 세일을 하고 있는 GAP에 갔다가 토시마엔에 있는 주택을 보고 왔으면 하는데 비가 안올려나 모르겠다.
일본에 사시면서 도영주택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아래의 사이트에서 알아보시기를....
http://www.to-kousya.or.jp/
7월에는 직접 도청에 신청할 수 있는 집으로 20가구를 추첨한다고 한다. 작년에는 없던 것이니 나와 같이 조금이라도 월세를 줄이고자 하시는 분들은 신청하셔서 복받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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