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긴 시간 생활하면서 어느정도 일본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어디까지나 나만의 생각이었던 것 같다. 이번에 3살이 된 우리 딸아이의 유치원을 고르는 것과 면접등을 통해서 우리나라와는 너무나 다른 일본문화에 대해서 많이 경험하게 되었다.
3살때부터 시작하는 3년보육은 사립유치원만 적용됨으로 사립을 알아보게 되었다. 구립의 경우 2년보육만 함으로 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구립의 경우가 더욱 싸다.
물론 우리나라도 유명한 유치원등을 입학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일본의 경우는 그 이상인 것 같다. 덕분에 나도 그렇지만 아내가 많은 마음고생을 한 것 같아서 안쓰럽다. 유치원을 고르는 기준은 많이 있겠지만, 나와 아내가 생각한 것은 집에서 가깝고, 스쿨버스가 있고, 급식이 있는 곳이면 좋겠다는 기준이었다. 물론 가르치는 내용도 상당히 중요했다. 지금 딸아이는 리트믹스와 영어, 구몬을 하고 있지만, 유치원에서도 여러가지를 배울 수 있으면 더욱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지금이 가장 여러가지 배우고 싶어하는 시기인 것 같아서 그 시기에 아이에게 맞는 교육을 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서이다.
여러 유치원이 픽업되었고, 내가 갈 수 없어서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견학을 열심히 갔다왔다. 유치원의 청결상태, 아이들의 해맑음등 많은 것들이 결정하는데 있어 조건이 되었다. 마지막까지 2,3군데를 놓고 생각을 거듭한 끝에 결정한 곳이 에코다 유치원이었다. 물론 인기가 있는 곳이어서, 어느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원서를 받기 직전에 가본 느낌으로는 깨끗하고, 아이들이 활짝웃는 모습등이 상당히 인상적이어서 그곳으로 결정을 하였다. 원서는 10월 15일에 배부를 했기 때문에 원서를 접수하는 것이 문제였다. 원서접수는 모든 유치원이 11월 1일이어서 에코다 유치원은 인기가 있어서 밤부터 줄을 선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 전날 일찍 자고 새벽 3시쯤에 가서 줄을 설려고 하였지만, 그만 늦잠을 자는 바람에 4시반에 일어나서 5시에 줄을 섰다. 그 시간에 12번이었다. 워낙은 7시부터 8시까지가 접수시간이었는데 점점 사람이 많�서 그런지 6시 35분부터 접수를 시작했다. 접수비 4000엔과 같이 원서를 접수하고 면접표를 받았다. 8시 10분까지는 면접을 하러 오라는 표......
집에와서 양복으로 갈아입고 아내도 정장으로 입고 아이도 깔끔하게 입혀서 8시쯤에 에코다 유치원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부모가 대기하는 교실이 있고 아이들이 놀수 있는 교실이 따로 있었다. 그곳에서부터 심사가 시작되는 것이다. 부모대기실은 문제가 없지만, 아이들이 노는 곳은 아이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 가를 담당선생님이 체크를 하고 있었다. 우리 순서가 되어서 면접실로 갈때 개인면접이 아니라 집단면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4명씩 아이가 들어가고 그 뒤로 부모들이 앉아서 면접이 시작되었다.
아이들에게만 질문이 있었고, 우리 딸아이는 잘하지 못하는 일본어이지만, 나름대로 연습시킨 것이 있어서 그런지 잘 해주었다. 긴장을 했었는지 평소의 목소리보다는 작은 목소리였지만...
모든 것이 끝나고 집에 돌아왔을때는 긴장감에서 해방되어서 조금은 안심을 할 수 있었지만, 여러가지로 걱정거리는 남아 있었다. 아이가 과연 합격할 것인가등 복잡한 마음으로 오후까지 기다렸다. 합격발표가 오후 1시였기 때문에 그 시간에 유치원에 갔더니 입구에서 합격여부를 담은 봉투를 나누어주었다. 그 봉투를 여는 순간이 왜 이렇게 긴장이 되던지....... 그리고 그 안에 들어있던 불합격이라는 내용이 더욱 나에게 쇼크를 안겨주었다. 그 내용을 아내에게 전화로 알려줄때 아내의 목소리도 상당히 쇼크를 받고 있었다. 여러가지로 고민하고 결정한 유치원에 우리 아이가 다닐 수 없다는 것이 상당히 쇼크였다.
떨어진 기준도 그곳에는 써있지 않아서 더욱 더 화가 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아이가 외국인이어서 그랬을까? 아니면 대답을 더욱 크게 안해서 그랬을까? 등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떨어진 것도 떨어진 것이지만, 아이의 진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었다. 다음날 여러 유치원에 전화를 해서 추가모집을 확인하고 아내는 그중 한곳을 다녀왔다. 또 다른 곳은 친구가 갔었기에 원서를 부탁해서 다시 2군데중에서 고르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한곳은 작년까지 살던 곳에서 가까운 곳으로 150명을 모집하던 곳이었고, 다른 곳은 年少、年中、年長합해서 60명도 안되는 교회계열의 유치원이었다. 교회계열의 유치원은 상당히 대응이 좋았다고 했지만, 그래도 너무 사람이 적은 것과 다른 곳에 비해서 비싸다는 점이 작용했는지 150명이 있는 곳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전화를 해서 어제인 11월 5일에 면접을 보기로 하고 어제 아침에 아내와 아이들과 같이 다녀왔다. 택시를 집앞에서 잡고 가는 길이 상당히 눈에 익었고, 나중에 차를 사더라도 다니기 쉬운 길이어서 다행이었다. 견학도 해보지 않았던 곳이라 어떤 곳일까 생각했지만, 택시로부터 보이는 풍경은 웬만한 초등학교정도의 교정이었다. 아이도 놀이기구가 많은 것이 좋았는지 이 유치원이 좋다라고 좋아했다. 원서를 접수시키고 면접을 보고 바로 합격통지를 받고 입학금을 납입하는 것으로 아이의 유치원 고르기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3살짜리 아이들이 공부하는 곳이 따로 되어 있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상당히 넓은 교정등에서 아이가 내년부터 맑게 자라기만을 바랄 뿐이다. 밑의 아들녀석도 아마도 같은 유치원에 다니게 될 것 같다.